• [네이티브 잉글리시] 무궁무진한 ‘술’ 어휘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언어를 탐구하면 해당 언어가 발달한 배경이 되는 문화나 환경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북극 지방에 거주하는 사미족은 ‘눈’과 관련된 단어를 300개 이상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로 영국엔 ‘술’과 관련된 단어가 546개나 된다고 한다. 이 숫자는 독일인 교수인 크리스티나 산체스-스톡해머가 영국에서 1년간 지내며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수많은 어휘를 연구한 결과다. 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필자 같은 영국인들의 술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실제 영국 영어에서는 거의 모든 단어가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흔한 표현 중 하나는 미국 영어에서 화가 났다는 표현으로 쓰이는 ‘pissed’이다. 같은 단어를 영국 영어에서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술에 취했다는 의미다. ‘pissed’는 욕설의 표현으로 쓰일 때도 있다. 그 정도가 국가별로 다른데, 미국에선 꽤 심한 욕설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영국에서는 매우 순한 욕설로 간주되어 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영국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있다. 예를 들면 ‘sloshed, squiffy, stewed, wrecked, tipsy, hammered, half-cut, bladdered, plastered, merry mullered, pickled and bevvied’ 와 같은 단어들이다.   더 재밌는 점은 영국 영어에서 어떤 명사든 접미사 ‘-ed’를 붙이기만 하면 거의 모든 명사를 영어로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형 천막을 의미하는 ‘gazebo’에 ed를 붙인 ‘gazeboed’, 주차장을 의미하는 ‘carpark’에 ed를 붙인 ‘carparked’ ‘ambulance(앰뷸런스)’에 ed를 붙인 ‘ambulanced’ 모두 술에 취했다는 표현으로 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명사가 예상하기 어려운 단어일수록 더 재밌는 표현이 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유명 배우 ‘주디 덴치’의 이름을 활용하여 “I was absolutely Dame Judi Denched last night.” 라고 말하거나 혹은 한국의 ‘신라면’을 활용하여 “We had a wild one, by the end of the night I was absolutely Shin Ramyeoned!” 라고 표현해도 영국인들은 술에 취했다는 뜻으로 이해할 것이다.   아무리 영어단어를 많이 암기하더라도 이런 표현들을 이해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영국인과 대화할 때 이렇게 말이 안 되는 표현을 늘어놓는다면 어젯밤에 술 한잔하며 즐거운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억하자.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5.18 00:20

  • [네이티브 잉글리시] ‘health’와 다른 의미 ‘헬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아직 봄철인데도 기온이 제법 올라가면서 여름이 머지않았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이런 시기에 사람들은 건강과 몸매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쓴다. 한국어로 건강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health’를 한국어로 그대로 표기하면 ‘헬스’인데, 영어 단어와 발음은 같지만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한국어로 ‘헬스’는 일반적으로 헬스장 또는 헬스장에서 하는 신체적 운동과 관련된 의미로 쓰인다. 영어 단어 ‘health’가 몸과 마음의 건강이나 신체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과 다르다.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운동하는 장소를 한국어로 ‘헬스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영어로는 ‘gym’ 혹은 ‘fitness center’라는 말을 쓴다. 영어에서 health가 들어간 표현은 ‘헬스 센터 (health center)’ 정도가 있는데, 이는 ‘건강’을 돌보는 작은 진료소나 병원 같은 곳을 의미한다.   “나는 건강해지기 위해 헬스장에 갑니다”를 영어로 바꾸면 “I’m going to the gym to improve my health.”다. 헬스장 또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영어로 표현할 때 ‘health’를 쓰지 않는다. 여기서 쓰인 ‘health’는 건강 상태를 의미한다.   체중 감량이나 몸매 관리와 관련된 유용한 영어 표현은 ‘getting in shape’다. 이는 개인 건강의 증진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일반적인 표현이다. 말 그대로 몸매를 가꾸는 것을 의미하지만, 체중 감량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노력과 관련해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 표현이 어느 정도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경우도 있다. 영어 ‘well-being’에서 나온 콩글리시 ‘웰빙’은 실제 앞서 언급된 영어 표현 ‘health’와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잘 살고 있는 상태 또는 몸에 좋은 것을 가리킨다.   ‘홈 트레이닝’의 줄임말인 ‘홈트’ 역시 콩글리시다. 집에서 운동하는 것을 말할 때는 ‘working out at home’ 혹은 ‘home workout’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트레이닝’은 훨씬 더 다양한 경우에 쓰인다. 영어로 누군가에게 집에서 트레이닝 중이라고 말한다면 꼭 운동한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전문 분야에서의 훈련 과정 등을 의미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에 평소 다이어트 식단을 중단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날을 한국에서는 ‘치팅 데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원래 영어 표현인 ‘cheat day’와 매우 비슷하지만 ~ing이 추가되었다. 외국인 친구와 치팅 데이에 대해 얘기할 때는 ‘치트 데이 (cheat day)’ 라고 말해보자.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4.27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영어엔 없는 FM, MT, CC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한국에서 ‘원칙이나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을 나타낼 때 ‘FM’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되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FM은 군대에서 군사적 목적 또는 규칙과 기술 등을 설명하는 ‘야전 교범’ 뜻하는 ‘field manual’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field manual은 영어권 국가의 군대에서도 여전히 사용되는 용어다. FM이라는 약어도 군대에서 쓰이지만, 한국처럼 군대 밖에서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지는 않는다.   영어에는 FM과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여러 표현이 있다. 가장 비슷한 표현은 아마 “by the book”일 것이다. FM과 마찬가지로 실제 책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경우 성경책에서 유래되었다. 영어로 누군가를 ‘by the book’ 이라고 묘사하면 융통성이 없고 항상 모든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을 뜻한다. 특히 엄격한 관리자나 교사를 ‘by the book’이라고 묘사하는 경우 중립적이거나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다른 비슷한 표현은 ‘a stickler for the rules’다. 한국어로는 ‘규칙을 고수하는 사람’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stickler는 ‘정확성이나 완벽함을 고집하는 사람’을 묘사하는 오래된 단어다. 오늘날에는 stickler만 따로 사용되지 않고 뒤에 for the rules와 함께 붙여서 사용된다. 예를 들면, ‘그녀는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사람이에요(She’s a stickler for the rules.)’혹은 ‘늦지 마세요, 그 상사는 규칙에 엄격한 사람이에요(Don’t be late, the boss is a stickler for the rules.)’와 같은 문장에서 사용된다.   또 다른 표현은 ‘straight-laced’다. 이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규칙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며, 보통 매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을 의미한다. 앞선 표현보다 비교적 중립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묘사되는 사람이 지루하거나 모험심이 없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FM처럼 한국에서만 다르게 쓰이는 표현이 또 있는데, ‘MT’가 그 예다. 한국에서 MT는 ‘membership training’의 줄임말로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조직 및 단체 구성원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MT는 물론이고 membership training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연수 목적으로 동료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training course’ ‘work getaway’ ‘residential’ 등 표현을 사용한다.   또한 ‘캠퍼스 커플 (campus couple)’ 또는 ‘회사 커플(company couple)’을 의미하는 ‘CC’도 영어에서 쓰지 않는다. ‘OT’도 마찬가지다. ‘오리엔테이션 (orientation)’에서 유래했지만, OT라는 약어는 영어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4.06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PET’의 의미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12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다.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찾은 동네 편의점에서 받은 충격과 황당함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편의점 내 쓰레기통에 ‘PET’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나는 한국 생활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거의 평생 반려견을 키워온 내 입장에서는 그 문구를 봤을 때,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동네 편의점에 애완동물을 버리는 쓰레기통이 있을 것 같지는 않더라도, 쓰레기통에 붙어있는 PET이라는 문구는 이방인을 헷갈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이 케이스를 보더라도 영어권 국가들과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 간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전문 용어의 약자를 흔하게 사용한다. PET도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로 대부분의 투명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표시하는 고유 명사다. 이에 따라 한국의 편의점이나 길거리 쓰레기통에는 플라스틱병을 지칭하는 페트병을 버리는 곳을 표시하기 위해 PET라는 문구를 많이 사용한다. 잘 모르는 외국인이 이를 봤을 때는 필자처럼 오해를 할 수 있다. 영어권 국가의 표기는 조금 다르다. 한국의 페트병을 그냥 쉽게 ‘플라스틱(plastic)’ 혹은 ‘플라스틱병(plastic bottles)’으로 표기한다.   이와 다른 경우도 있다. ‘비닐(vinyl)’이 그 사례다. 영어에서 비닐은 LP 레코드판 또는 창유리나 파이프와 같은 무거운 플라스틱 재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로 만든 제품을 지칭할 때만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레코드의 LP판도 영어로는 비닐이라고 칭한다. 반면 한국어로 비닐은 비닐 화합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뜻하는데, 특히 값싸고 유연한 포장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재활용품 수거 방식도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데, 영미권 국가도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 수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런 경우 지방 정부가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함께 수거하는데, 이때 재활용 쓰레기들을 따로 분류해 놓지 않아도 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닐 재질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처리할 때 비닐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한국에서는 비닐 포장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으로 쿠키 한 팩을 주문하면 내용물이 작은 비닐 봉투 안에 들어있고, 그 비닐은 더 큰 비닐 봉투에 담겨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과도한 포장재 사용은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3.16 00:14

  • [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영어 줄임말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한국에서 영어 단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굳이 긴 영어 표현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알파벳 몇 자로 그 의미를 대체한 영어 줄임말을 쓴다면, 기억하기 쉽고 한국어에도 녹여 쓰기 좋은 장점이 있다.   문제는 영어 줄임말을 영어에 사용할 때 생긴다. 실제 영어에서는 한국어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약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 줄임말 중 상당수는 영어 원어민에게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어에서는 보통 기술적이거나 과학적인 용어를 나타낼 때 줄임말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SNS다. SN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ocial Network Service를 줄여 쓴 약어인데, 만약 해외에서 만난 친구에게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하면 그 친구에게 의문이 가득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 전문 용어인 SNS를 해외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하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특정 플랫폼 명을 언급한다.   한국에서 유행한 또 다른 약어들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영어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어인 ‘딩크(DINK)’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용어로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해외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통계학자나 경제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용어일 뿐, 이런 약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지 않는다. 외국인과 대화 시 이런 약어를 사용했는데 상대방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세한 추가 설명을 통해 상대를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축구 팬이라면 알 수 있는 단어인 ‘EPL’은 영국 잉글랜드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를 나타내는 ‘English Premier League’의 줄임말이다. 다른 국가의 축구 리그와는 달리, 국가명을 따로 붙이지 않기 때문에 정식 명칭은 ‘Premier League’다. 따라서 EPL은 영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해외에서 영국 프로축구를 얘기할 때는 EPL 대신 Premier League라고 해야 한다.   영어를 완전히 한글식으로 표현하여 영어 약어처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한국어 약어인데, 영어 work-life balance를 한국어 발음대로 쓴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앞글자만 딴 신조어다. 영어 표현에서 비롯되었지만 외국인에게 ‘워라밸’은 생소한 단어일 뿐이다. 비슷한 예로 ‘케바케’도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2.24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해외에서 감기에 걸렸다면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매년 겨울이면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한 번쯤 독감에 걸리곤 한다. 영어로는 독감 시즌을 ‘cold and flu season’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에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만일을 대비해 영어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보자. ‘감기’는 영어로 ‘cold’다. 정식 명칭은 ‘common cold’로 코, 목 등 호흡기에서 발생하는 급성 염증성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의 총칭이다. 즉, 한 가지 증상만을 특정 지을 수 없고 콧물, 인후통, 기침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감기에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인 독감은 영어로 ‘the flu’다. 일반 감기 증상에 열이 동반되면 보통 독감이라고 부른다.   해외에서는 한국보다 병원에 가는 것이 쉽지 않다. 또 감기나 독감을 설명할 때 애매한 측면이 있어 감기와 독감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찾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약국에서 파는 감기약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 약은 보통 ‘cold and flu medicine’이라고 부른다.   의사나 약사에게 아픈 증상을 설명해야 할 때는 몇 가지 표현을 기억해 두면 유용하다. 영어로 콧물은 ‘runny nose’, 코막힘은 ‘blocked nose’ 또는 ‘stuffy nose’다. 인후통은 ‘sore throat’다. 기침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표현이 가능한데, 가슴이 답답한 기침은 ‘chesty cough’, 목이 간지러운 기침은 ‘tickly cough’, 마른기침은 ‘dry cough’라고 표현한다. 가슴이 답답한 기침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기침으로 가래가 함께 나올 수 있으며, 간지럽거나 마른기침은 일반적으로 건조한 목에서만 나타난다. 열이 난다면 ‘fever’를 쓰면 된다. 열은 종종 몸살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몸살은 ‘body aches’다.   해외에서 약을 구하는 방법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에서는 소화제나 두통약 등 아주 기본적인 의약품만 편의점 등 일반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을 받거나 약국을 직접 방문해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꼭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아도 의약품을 구할 수 있다.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약품들을 일반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수퍼마켓에서 의약품을 쉽게 살 수 있다. 생필품을 파는 영국의 Boots 같은 곳에서도 의약품을 판매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수퍼마켓에 의약품 판매대가 있으며, 곳곳에 있는 CVS(Consumer Value Store)에서도 다양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1.27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지난해 6월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인 영국 배우 톰 홀랜드는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리즈가 전혀 없다. 제한된 리즈만 있다(I have no rizz whatsoever. I have limited rizz.)”고 말했다. 당시 그가 언급한 ‘리즈’의 의미에 대해 많은 사람이 혼란스러워했지만, 연말에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2023년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를 선정하면서 의미가 명확해졌다. 그렇다면 ‘리즈’는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리즈는 스타일과 관련된 매력이나 이성의 마음을 유혹하는 능력 등으로 정의된다. 이 단어는 2022년까지 영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톰 홀랜드 덕분에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리즈’의 어원은 쉽게 생각해낼 수 있다. 이 단어는 영어 ‘카리스마’(Charisma)에서 파생된 신조어인데, 카리스마의 중간 음절에서 나는 소리 ‘리즈’의 발음에 맞추어 ‘rizz’가 된 것이다. 단어의 의미는 본 단어인 카리스마와 동일하다. 이런 방식의 어원 탄생은 다른 단어에서도 볼 수 있다. 냉장고를 의미하는 ‘fridge’는 ‘refrigerator’에서, 독감을 의미하는 ‘flu’는 ‘influenza’에서 파생됐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두 카리스마를 의미할 때 ‘rizz’를 사용해야 할까. 꼭 그렇지 않다. 보통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톰 홀랜드와 같은 유명인에 의해 언급되거나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영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매년 선정되는 이런 단어들을 애써 사용할 필요는 없다.   앞서 언급된 ‘리즈’는 Z세대의 신조어이기에 영어를 사용하는 Z세대들과 교류가 많은 사람이라면 유용한 단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굳이 신조어를 배워서 억지로 사용하기보다는 더 친숙한 ‘카리스마’를 사용하면 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이전에 뽑은 올해의 단어도 마찬가지다. 2022년 올해의 단어는 ‘고블린 모드 (Goblin mode)’였다. 도깨비를 뜻하는 ‘고블린(Goblin)’에서 비롯된 영어권의 신조어로, ‘일반적인 사회적 규범이나 예상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뻔뻔하고, 게으르고, 제멋대로 하는 태도 및 행동’을 뜻한다. 이 단어는 2022년 이전에도 이후에도 딱히 들어본 적이 없다.   2021년에는 ‘백신’을 뜻하는 ‘vaccine’ 혹은 ‘vaccination’의 줄임말인 ‘Vax’가 등장했다. 당시에는 인기 있는 단어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난 후 대부분의 사람은 기존 단어를 사용한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4.01.06 00:57

  • [네이티브 잉글리시] ‘our’ 남용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가끔은 기본적인 단어가 가장 큰 혼란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그 단어가 한국어와 영어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일 때는 더욱이 그러하다. 예를 들면, 한국어로 ‘우리’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 ‘our’ 이다.   한국어에서 ‘우리’는 우리 엄마, 우리 팀, 우리 회사 등과 같이 특정 대상에 대한 소유나 화자와의 관계를 나타낼 때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이런 방식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our’로 직역했을 때 어색한 표현이 되기도 한다.   영어 단어 ‘our’는 ‘우리 또는 우리와 관련된’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우리’가 한국어에서는 추상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반면, 영어에서는 문자 그대로 ‘우리’를 의미한다. 즉, 화자가 본인과 함께 고려되는 한 명 이상의 다른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한국어로 ‘우리 팀’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팀에 소속된 경우에만 ‘our team’으로 번역될 수 있다. ‘우리 회사’도 대화하는 모든 사람이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에만 ‘our office’로 번역된다. ‘우리 엄마’는 형제자매와 함께 엄마에 관해 얘기할 때만 ‘our mom’으로 번역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our을 빼고 ‘mom’라고만 표현하는 게 맞다.   따라서 ‘우리’라고 표현되는 대다수 한국어의 경우, 영어로 실제 정확한 번역은 ‘our’가 아닌 ‘my’이다. 같은 팀 소속 팀원과 함께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 ‘우리 팀’은 ‘my team’으로 번역된다. 같은 회사 동료가 아니라면 ‘우리 회사’는 사실 ‘my office’이며, 형제자매가 아닌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이라면 ‘우리 엄마’는 ‘my mom’이라고 영어로 표현해야 맞는 말이 된다.   종종 영어에서 ‘my’나 ‘our’ 등 표현을 단어 앞에서 아예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형제자매와 이야기할 때 엄마는 한 명이기 때문에 ‘우리’ 혹은 ‘나의’ 엄마라는 것을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our mom’ 대신에 그냥 ‘mom’이라고 표현하면 된다. 회사 동료와 함께 다니는 회사에 관해 이야기할 때 ‘office’라고 말해도 어떤 회사인지 알 수 있으므로 그냥 ‘the office’라고 표현하면 된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에서 매우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위에서 설명한 정의대로라면 같은 나라 사람의 대화일 경우 영어로도 ‘our country’라고 번역되는 게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영어권 국가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국가를 꼭 언급해야 하는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나와 국가의 관계를 암시하는 표현보다 나라의 이름으로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12.16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K-만능시대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최근 한국에서는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 등 수많은 명사 앞에 K-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한류의 성공과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한국 음악과 한국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의 음식, 미술, 메이크업, 의류 등 한국적인 것들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 한류가 확산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고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 관련된 모든 단어 앞에 K-를 붙일 필요는 없다.   K-를 붙여 표현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영어로 잘 번역되지 않을뿐더러 의도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순수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K-는 특정 대상을 소위 ‘한국적인 것’으로 바로 인식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케냐와 같이 영문 국가명이 K로 시작하는 나라들이 불평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은 K라는 글자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K-를 모든 단어 앞에 붙이면 해당 단어의 의미를 크게 단순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영어 원어민들에게 Korean pop, Korean food의 Korean 대신 K-라는 한 글자만 사용하게 되면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K-가 다른 명사 앞에 붙을 때마다 그 단어가 나타낼 수 있는 의미의 가장 좁은 의미로 단순화된다는 뜻이다. 또한, 다른 영어 단어에서는 볼 수 없고 K-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들에게는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Korean music(한국 음악)은 모든 것을 아우르지만 K-pop은 팬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부 가수만을 의미할 수 있다. K-food는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바비큐나 찌개를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에는 이밖에도 수많은 음식이 있다. K-beauty는 한국의 비비크림이나 획일화된 메이크업 스타일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Korean beauty로 쓰면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뷰티 스타일은 매우 다양해졌다.   어떤 단어 앞에 K-를 붙일 때마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가 한국에 대해 더 단순한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K- 표현은 한국을 더 강력한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유명하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표면적이고 획일화된 이미지를 해외에 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11.25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공항 대문자 오기, 옥에 티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 중 하나다. 그런데 ‘옥에 티’가 하나 있다. 안내 영어문장 내 잘못된 대문자 활용이다.   영어에서 대문자는 매우 구체적인 용도에서 특정 의미를 부여할 때 사용되며,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문자는 문장의 시작이나 고유명사, 즉 사물의 공식 명칭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표지판에서 문장 전체를 대문자로 표기하는 것은 괜찮지만, 한 문장 내 특정 단어만 대문자로 표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인천공항의 일부 체크인 카운터 위에는 ‘Welcome to INCHEON AIRPORT’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한 문장 내에서 특정 단어를 대문자로 표기한 문구는 영어 원어민들에게 매우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런던 히드로공항의 ‘Welcome to Heathrow’ 표지판처럼 ‘Welcome to Incheon Airport’로 표현하거나, 뉴욕 JFK공항의 ‘WELCOME TO NEW YORK’처럼 ‘WELCOME TO INCHEON AIRPORT’라고 모두 대문자로 표기하는 방법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항 내 수하물 찾는 곳의 몇몇 표지판에서는 더욱 혼란스럽게 대문자 표기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표지판에는 ‘Please check your luggage ticket. since there are many cases of taking the wrong luggage.’라고 적혀 있다. 이 표현은 여러 이유로 맞지 않는 문장이다.   우선, 해당 표지판의 영어 번역은 한국어를 직역해서 어색한 느낌을 준다. ‘잘못된 가방’을 그대로 직역해 ‘wrong luggage’라고 표현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보다는 ‘본인의 짐이 맞는지 확인하세요’라는 의미를 가지는 ‘Please check you have your own luggage’라는 표현이 훨씬 더 적절하다.   또한, 표지판은 두 문장으로 쓰여 있지만 두 번째 문장은 대문자로 시작하지 않는다. 더 이상한 점은 첫 문장 끝에 마침표를 자세히 보면 표지판을 다 만든 후 마침표 모양의 스티커를 붙인 것으로 보이는데, 스티커 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대소문자 활용에는 문제없는 문장이 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에 있는 안내 표지판은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문구인데,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도 연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대 정부는 그동안 한국을 국제관광 및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고자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최소한 인천공항 내 안내 표지판에 제대로 된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11.04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장모님껜 “Nice to see you!”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이번 추석 명절에도 처갓집을 방문했다. 장모님께서는 나를 보자마자 웃는 얼굴로 “Nice to meet you”라며 반겨 주셨다. 장모님과 나는 벌써 10년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인데 만날 때마다 처음 만난 것처럼 반겨 주셔서 감사하지만,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어가 서툰 한국 사람들이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실수하는 표현 중 하나는 만나서 반갑다는 의미를 가지는 “Nice to meet you” 이다. “Nice to meet you”라는 표현은 매우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만나다’라는 동사 to meet은 ‘누군가를 처음으로 마주치다, 소개받거나 친해지다’라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반갑다는 표현을 할 때만 “Nice to meet you”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첫 만남 이후에는 meet대신 see를 활용해 다시 봐서 반갑다는 “Nice to see you”라고 말해야 한다.   또한 동사 to meet은 “밤 9시에 바에서 만나자 (I’ll meet you at the bar at 9 p.m.)”와 같이 누군가와 만남을 주선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상대방을 처음 만난다는 의미가 아닌 만남을 가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만남을 가지는 경우에도 “Nice to meet you”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해당 표현이 상대방을 처음 만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잘 모를 땐 위에서 언급됐던 “Nice to see you”를 쓰면 되고, 비슷한 다른 표현으로는 “Good to see you(반가워요)” “Glad you could make it(와주셔서 기뻐요)” 또는 “Long time no see!(오랜만이네요!)” 등의 표현이 있다.   ‘장모님’의 영어 표현과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점이 있다. 영어에서는 가족 구성원을 지칭하는 용어가 한국어보다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친정이든 시댁이든 명칭의 차이가 거의 없다.   영어로 mother-in-law는 남자의 장모님 혹은 여자의 시어머니를 가리키며 father-in-law는 남자의 장인어른 혹은 여자의 시아버지를 뜻한다. 즉 아내가 남편의 부모를 지칭할 때나 남편이 아내의 부모를 지칭할 때나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이렇게 영어로 가족의 명칭은 한국어보다 훨씬 더 간단하다.   in-laws는 시댁 식구를 통틀어 의미하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시댁 식구들과 저녁을 먹기로 해서 펍에 갈 수 없어요”는 영어로 “Oh I can’t come to the pub, we’re having dinner with my in-laws”라고 말할 수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10.14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특정 임산부 한 명을 위한 자리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서울 지하철에는 임산부 배려석이 있다. 영어로는 ‘Seat for the pregnant woman’으로 표시한다. 그런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특정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해진 바로 그 임산부만 앉을 수 있는 자리다.   두 가지가 문제다. 첫째, the는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정관사다. 둘째, woman은 한 여성을 나타내는 단수 명사다.   정관사 the를 부정관사 a로 바꾸면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다. ‘Seat for a pregnant woman’은 지금은 특정 임산부가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임산부가 오면 그 자리는 그 임산부 전용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표현은 관사를 모두 없애고 단수 명사 woman을 복수 명사 women으로 바꾸면 된다. ‘Seat for pregnant women’은 전 세계 어느 지하철에서도 쓰일 수 있는 간단한 영어 표현이다.   이런 실수가 발생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한국어에는 관사 개념이 없으므로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때 많이 틀리고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 표시는 그 과정에서 이런 디테일이 빠지게 된 것이다.   몇 가지 간단한 규칙이 있지만, 영어의 특성 상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울 메트로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비교적 확실한 방법이 있다.   부정관사 the는 그 상황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특정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임산부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데는 사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장에서 봐요(I‘ll see you at the game)” 또는 “선생님께서 언제 오실지 아세요(Do you know when the teacher will get here)?”라는 문장에서는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어떤 game과 teacher를 지칭하는지 알고 있는 상황이다.   a는 부정관사다. “게임하러 갈까요(Shall we go to a game)?” 또는 “선생님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아세요(Do you know where I can find a teacher)?”라는 문장에서 game과 teacher는 특정된 것이 아니다.   복수명사는 전체 범주의 사물을 지칭하는 용어다. “경기 많이 보셨어요(Have you been to many games)?” 또는 “이 자리는 선생님을 위한 자리입니다(This seat is reserved for teachers)”와 같은 예다. 관사를 필요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지칭하는 방식인데, 서울메트로가 임산부 배려석을 표기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 알맞은 표현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9.16 00:02

  • [네이티브 잉글리시] ‘○○밸리’의 남용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십여 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와 현충사 근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3명의 외국인 중 한 명이었다. 나의 한국 고향과도 같은 충남 아산은 천안의 끝자락에서 아산방조제까지 이어지는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지만 ‘계곡’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아산을 방문했을 때 곳곳에 ‘Art Valley Asan’이라고 적힌 표지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영어로 valley는 산이나 언덕 사이 계곡이나 골짜기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한국의 많은 다른 지역에서 ‘밸리’를 종종 사용하는 것처럼, 아마 아산시 당국도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밸리’를 차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동남부 지역의 계곡 지대를 이르는 이름이기 때문에, 여기서 밸리도 계곡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아산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다른 도시들이 영어를 활용한 슬로건을 통해 각 도시의 브랜딩을 시도한다. 서울시의 새 브랜드인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과 이전의 ‘아이 서울 유(I·SEOUL·U)’도 영어로 전혀 어떤 의미도 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혼란을 주거나 심지어 조롱의 대상이 된 적도 있다. 기억나는 브랜딩 슬로건 중 실제로 괜찮은 평을 받았던 슬로건은 ‘Soul of Asia(아시아의 영혼)’뿐이다.   창원의 ‘플러스 창원(Plus Changwon)’도 마찬가지로 혼란스럽다. 어떤 무언가의 다음에 도시 이름이 더해진다는 의미처럼 보여 도시가 일종의 후순위임을 암시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상주의 ‘저스트 상주(Just Sangju)’도 마찬가지로 자기 비하적인 표현이 될 수 있고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김포의 ‘Full Life Gimpo’도 명확한 뜻을 이해하기 어려우며 ‘VIVA 보령’ ‘Yes! 의왕’ ‘Yes 구미’는 모두 영어의 의미로 혼란을 줄 수 있다.   ‘다이나믹 부산 (Dynamic Busan)’ ‘어메이징 익산(Amazing Iksan)’ ‘프레시 속초(Fresh Sokcho)’와 같이 의미 있는 예도 있는데, 이는 간단한 형용사를 활용해 단순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혼란을 줄 수 있는 영어로 된 슬로건의 사용은 국제 방문객에게 그 도시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 주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한국이 국제화되고 더 많은 관광객과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버스 정류장과 건물에 무의미한 영어 슬로건을 붙이는 것은 글로벌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한국의 이미지에 해를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8.26 00:04

  • [네이티브 잉글리시] 노트북이냐 랩탑이냐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나의 직업인 기자와 같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는 바로 ‘노트북(notebook)’이다. 그런데 이 말은 영어와 한국어에서 각자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영어로 노트북은 한국어의 공책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대부분의 기자는 항상 공책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기사 작성 전에 필요한 사전 작업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한국에서 노트북은 매우 다른 의미로 쓰인다. 영어에서는 같은 의미로 ‘랩탑(laptop)’이라는 말을 쓴다. 한국식인 노트북 컴퓨터는 기자들이 이동 중에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내보내는 데 필수적인 도구다.   laptop은 이해하기 쉬운 단어다. 테이블 없이도 무릎 위, 즉 앉았을 때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컴퓨터라는 뜻이다. 영어로 무릎인 lap과 위를 뜻하는 top을 붙여 말 그대로 무릎 위에 올려놓는 기기라는 의미를 가진다.   컴퓨터 노트북이 종이책과 크기가 비슷하다는 사실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저 브랜딩의 결과일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컴퓨터 노트북과 같은 기기들이 점점 더 작고 얇아지면서 많은 브랜드에서 제품 이름에 notebook 또는 book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삼성 갤럭시북과 도시바 노트북 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에서만 노트북이라는 표현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며, 일본에서도 종종 사용된다. 하지만 많은 영어권 국가에서는 기존 브랜드 이름 때문에 종이책 노트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영어로 notebook은 항상 종이책을 의미하기 때문에 laptop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한 제품의 브랜드가 서서히 그 제품 자체를 부르는 명칭이 되는 과정을 상표의 보통명사화(Generic Trademark)라고 하는데, 기존 제품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해외에서 의사소통할 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티슈를 의미할 때 크리넥스(Kleenex)라고 하거나 진통제를 원할 때 아스피린(Aspirin)이라고 표현한다. 영국에서는 후버(Hoover)가 진공청소기를 가리키는 단어로 쓰이는데, 실제 후버는 오래된 청소기 제조업체를 가리킨다.   미국 여행 중 누군가 여러분에게 크리넥스나 아스피린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 해당 브랜드의 상품이 없다고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다. 브랜드 상관없이 티슈나 진통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걸로 된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8.05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아이스드 아메리카노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을 정도로 한국인은 사계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한국 카페 문화의 필수품이다. 한국어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ice Americano)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영어권 국가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려면 ice에 d를 추가해야(iced) 주문을 받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다.   Iced Americano는 말 그대로 얼음이 첨가된 아메리카노를 의미한다. 커피가 아닌 다른 모든 아이스 음료도 ice가 아닌 iced를 붙여 표현해야 한다.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아이스 음료를 주문할 때 음료 앞에 iced를 붙이지 않으면 바리스타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나라에 따라 카페에 가서 고를 수 있는 음료 종류도 다르다.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기본 필터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플랫 화이트나 롱 블랙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로 따뜻한 것을 선호하는 유럽에서는 아이스 음료를 찾기가 더 어렵다.   차(茶)를 활용한 티음료의 종류도 한국에서 훨씬 많이 볼 수 있다. 해외에서도 대부분의 카페에서 다양한 차를 판매하지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티라떼나 티음료가 아닌 그냥 차를 우린 형태로 판매한다. 특히 영국에서는 그냥 tea를 달라고 하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English Breakfast Tea)를 의미한다.   만약 탄산음료를 주문하고 싶다면 나라에 따라 다른 단어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탄산음료를 일반적으로 소다(soda)라고 부르지만, 영국이나 기타 영국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는 탄산음료를 fizzy drinks 또는 soft drinks라고 부른다. 콜라는 어느 나라에 가든지 코크(coke)다.   한국인들이 해외에 있는 카페를 방문했을 때 다소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문화도 있다. 해외에서는 음료를 다 마신 후 컵 등을 손님이 직접 치우지 않고 앉았던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아둔다. 카페 직원이 나중에 와서 테이블을 치우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런 상황을 접하게 되면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컵을 그대로 두고 나가는 것은 실례가 된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장소에서 보통 컵을 놓을 곳을 찾거나 카운터로 가져가려고 하는 편이다. 가끔은 컵을 놓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카페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필요하면 컵을 그대로 테이블에 두고 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7.15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체크카드 대신 데빗카드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휴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면 한국에서만 쓰이고 해외에서는 혼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표현을 적절히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표현의 한 가지로 체크카드(check card)를 들 수 있다. 이 단어는 과거 종이수표에서 플라스틱카드로 결제 수단이 바뀌면서 생겼지만, 최근에는 카드로 계산할 때 계좌에서 바로 돈이 빠져나가는 직불카드를 뜻하는 데빗카드(debit card)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debit card는 구매금액이 누적되어 한 달에 한 번 청구되는 신용카드와 달리 구매금액이 은행계좌로 즉시 청구되는 카드라는 의미에서 체크카드와 같다. 일부 국가에서는 업체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check card가 아닌 debit card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Can I pay by card?(카드로 결제할 수 있나요)” 혹은 “Do you accept credit cards?(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나요)” 등은 결제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표현들이다. 현금 결제를 원한다면 “Can I pay with cash?(현금으로도 결제할 수 있나요)” 와 같이 간단한 표현을 활용할 수도 있다.   ‘for sale’ 과 ‘on sale’은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for sale은 해당 상품이 매장에서 판매 중이라는 뜻이다. 특정 상품이 판매 중인지 아니면 장식용으로 진열되어 있는지 불분명한 경우 직원에게 “Is this for sale?”이라고 물어볼 수 있다. 반면 on sale은 물건의 가격이 할인되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인 관련해서도 한국과 해외에서 사용되는 표현이 다르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1+1(원 플러스 원)’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일반적 표현이 아니다. 대신 하나의 가격에 2개를 살 수 있다는 ‘two for the price of one’ 혹은 ‘two for one’이라는 표현을 쓴다. 영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은 ‘buy one, get one free’ 혹은 이의 줄임말인 BOGOF 등이 있다.   원하는 물건을 모두 구매했다면 매장을 나가면서 상품을 담아야 한다. 많은 국가에서 비닐봉투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지만, 비닐봉투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면 구매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가방을 가지고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환경을 위해 재사용이 가능한 천으로 된 가방을 한국에서는 에코백(eco back)이라고 부르지만 이것도 콩글리시다. 더 일반적인 영어 단어는 ‘토트백(tote bag)’이다. ‘손으로 무언가를 들고 다니다’라는 뜻의 구식 동사 tote에서 유래한 단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6.24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손흥민은 아이돌’ 아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전 세계적으로 K-POP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한국어나 콩글리시 표현들이 해외에 점점 더 많이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K-POP문화에 관해 전혀 모르는 외국인과 대화할 때 활용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 표현들도 있다.   아이돌(idol)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 중 하나다. 옥스퍼드영어사전에서 idol은 두 가지 정의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랑을 받는 우상(a person or thing that is loved and admired very much)을 뜻하며, 다른 하나는 신으로 숭배되는 우상(a statue that is worshipped as a god)을 뜻한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아이돌은 아마 이 둘 중 첫 번째 정의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에서 아이돌은 특정 직업이나 한 범주의 사람들을 우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될 수 없다.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명확한 정의로 활용되기보다 누군가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동경하는 특정 사람을 의미할 때 쓰인다. 예를 들어 “손흥민은 나의 우상이다(Son Heung-min is my idol)”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손흥민은 우상이다(Son Heung-min is an idol)”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언뜻 보기에 두 표현의 차이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한국의 대중문화를 접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 누구인지 묻는다면 상대방은 매우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가수가 활동 무대에 다시 돌아올 때마다 컴백(come back)한다는 표현을 쓴다. 반면에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는 오랜 공백기를 거친 후에 음악에 복귀하는 경우에만 컴백으로 간주한다.   미니 앨범(mini album) 또한 K-POP업계 고유의 용어라고 볼 수 있다. 음악업계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용어로 국제적으로 인정된 용어인 Extended Play의 약자인 의미하는 EP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인데, 이는 싱글 음반보다는 길지만 앨범보다는 짧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 다른 예로 비주얼(visual)을 들 수 있다. 이는 아이돌그룹에서 가장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멤버를 묘사하는 영어에서 차용한 단어로, 그 자체로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실제 영어 단어로써 비주얼은 시각 보조 도구나 시각 예술과 같이 보는 행위와 관련된 형용사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전 세계의 많은 K-POP 팬들에게 이런 단어들의 콩글리시 버전은 이미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K-POP과 한국 콘텐츠 팬이 아닌 경우에는 아이돌의 컴백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아이돌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해야 할 수도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6.03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원샷보단 다운 잇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한국의 음주문화에서 사용되는 표현 중 콩글리시가 꽤 많다. 한국 사람들이 옳은 영어 표현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술자리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데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표현들도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콩글리시가 원샷(one shot)이다. 하지만 원샷의 옳은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바텀업(bottoms up)은 실제 영어권 국가에서 최소 30년 이상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지 않은 구식 표현이다. 원샷을 대체할 표현을 찾는다면 술 마실 때 끝까지 다 마시라는 의미인 다운 잇(down it)이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혹시 건배를 대체할 표현을 찾고 있다면 치어스(cheers)를 활용하면 된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한국만큼 건배를 자주 하지 않는다. 첫 잔을 마실 때 “Cheers!”를 외치며 건배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그다음부터는 각자 알아서 술을 마신다.   주류 명칭에 있어서도 한국어와 영어에서 사용되는 명칭의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칵테일 이름은 영어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and를 생략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해외 바에서 칵테일을 주문할 때 바텐더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유명한 칵테일인 진토닉은 사실 영어로 진앤토닉(gin and tonic)이고 잭콕은 잭앤콕(jack and coke)이다. 롱티라고도 종종 불리는 칵테일은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long island iced tea)’다.   한국에서 흔히 알고 있는 하이볼이란 단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외국 바텐더를 어리둥절하게 할 수 있다. 하이볼은 기본적으로 위스키와 일종의 믹서를 섞은 칵테일이다. 하이볼이라는 단어는 사실 하이볼 글라스(highball glass)라고 알려진 잔의 모양에서 유래되었는데, 특히 일본에서 해당 칵테일 음료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하이볼이 위스키 등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을 통칭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흔하지 않은 표현이다. 만약 해외 바에 가서 하이볼을 마시고 싶다면 칵테일 메뉴를 확인할 수 있는지 묻거나 어떤 칵테일 믹서를 가지고 있는지 바텐더에게 먼저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영국 펍에서 우연히 현지인과 친구가 되었다면 라운드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유용하다. 영국 펍문화에서는 한 사람이 테이블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한 잔을 사면 다음 사람이 다시 모든 사람에게 한 잔씩 돌리며 술을 마시는 라운드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제가 이번 라운드를 살게요(I‘ll get this round)” 또는 “이번에 누가 살 차례죠? (Who’s round is it?)”와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5.13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단수 부정대명사 they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는 영어 단어가 있다. ‘그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they다. they는 “그들은 춤을 잘 춥니다(They are good at dancing)”와 같이 한 집단의 사람들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복수 대명사다. 문제는 they가 단수 부정대명사로 사용될 때 생긴다.   they는 단수형으로 사용될 때, 알 수 없거나 특정되지 않은 사람을 간단히 묘사하는 데 사용된다. “내가 통화한 사람은 게임이 몇시에 시작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The person I spoke to said they did not know what time the game starts)”, 혹은 “원하지 않으면 아무도 갈 필요가 없다(No one has to go if they don’t want to)”와 같은 문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여기서 they는 주어인 the person, no one을 의미한다.   이렇게 they를 문장에서 단수 부정대명사로 사용하는 방법은 많은 한국 학생이 수업에서 배운 he 또는 she보다 훨씬 덜 어색한 표현이며, 성별을 알 수 없는 불특정 누군가를 묘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단수 대명사로 they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오래됐다. 옥스퍼드영어사전에 따르면, they는 600여 년 전인 1375년 단수 대명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800년대에 일부 학자들은 단수 대명사로서의 they가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대신 he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며 he 또는 she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they를 단수 대명사로 사용했고, 1990년대 필자가 들었던 영국의 학교 영어 수업 시간에서도 they의 단수 대명사로의 활용법을 가르쳤다.   오늘날 they는 본인의 성별이 이분법적 정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성별을 밝히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자신을 정의하는 인칭대명사로 they를 쓰는 경우가 점점 더 보편화하고 있는 것이다.   인칭대명사로서의 사용과 관계없이 they는 지난 약 700년 동안 불특정 다수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것이다. 많은 주요 신문에서도 they는 불특정 인물이나 동물을 지칭하는 데 흔히 사용된다. 영어에서는 애완동물을 it으로 지칭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여긴다. 따라서 동물이라도 성별을 알고 있다면 he나 she 등의 성별이 구분되는 대명사를 쓰거나, 성별을 모른다면 they를 쓰는 것이 좋다.   반면 성별 대명사에 대한 논의가 변화함에 따라 he나 she를 쓰는 것이 점점 더 어색하고 구식이 되는 추세다. 혼란을 피하고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 상황을 피하려면 they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4.22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언택트’가 콩글리시?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콩글리시 단어들이 만들어진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파이팅(fighting)’과 같은 콩글리시 단어는 매우 모호해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단어를 보고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반면, 어떤 단어들은 종종 혼란스럽긴 하지만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 시간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해 보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의미를 파악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아이 쇼핑(eye shopping)’이 그런 경우다. 같은 의미를 가진 ‘윈도 쇼핑(window shopping)’만큼 쉽게 의미 추측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시대에 만들어져서 많이 사용됐던 비대면 서비스를 일컫는 ‘언택트(untact)’도 앞서 언급된 예시와 같이 단어만으로도 이해하기 쉬운 콩글리시다. 영어에서 접두사 un-을 붙이면 반대 또는 부정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영어를 쓰는 모든 사람에게 친숙하다. tact는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라는 영어 단어에서 왔는데, 팬데믹의 맥락에서 untact라는 단어는 접촉, 즉 contact가 없는 contactless를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의 맥락을 벗어나면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 어렵다. 이는 tact라는 단어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tact는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아는 감각을 말한다. 한마디로 ‘눈치’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코로나19 맥락이 아니라면 untact라는 단어는 un과 tact가 합쳐져 눈치가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스킨십(skinship)’은 콩글리시로 표현될 때 명백한 논리가 있는 것 같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 영어권 사람들은 이 단어가 skin이라는 단어와 relationship, friendship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ship 이라는 접미사의 조합인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조합된 단어는 피부와 관련 있는 어떤 관계를 나타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스킨십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출신에 따라 사람들이 단어를 받아들이는 개념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 친구나 가족의 피부를 맞닿는 접촉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유럽 문화에서는 인사의 의미로 친구나 가족을 껴안거나 성별에 상관없이 뺨에 입맞춤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는 단어 자체가 필요 없다. 스킨십은 말 그대로, ‘피부를 기반으로 한 어떠한 관계’라고 해석될 수 있는 혼란스러운 단어일 뿐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4.01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서비스·셀프·메뉴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해외에 있는 한국음식점에서 한국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반찬 등을 추가로 주문하면 매우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김치 등의 반찬은 무료가 아니며, 식후 문 밖으로 나가는 길에 커피나 매실 같은 후식 음료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은 비교적 매우 관대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든 가게에서 쇼핑을 하든 돈을 지불한 음식이나 물건 외 ‘서비스(service)’를 추가로 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사용하는 말 ‘서비스’는 콩글리시 표현이다.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는 영어 표현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온 더 하우스(on the house)’다. 여기서 the house는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당이나 술집을 의미한다. 따라서 on the house는 해당 식당이나 술집에서 해당 음식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의미다.   “Is this service?”보다 “Is this on the house?”라는 표현을 쓰면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인지 정확히 물어볼 수 있다. “Is this free?”는 일반 가게에서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소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이다. 따라서 식당에서는 on the house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서비스 외에도 한국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용하기 부적절한 콩글리시 표현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셀프(self)’가 있는데, 한국에 있는 많은 식당에서 고객이 스스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물, 음료, 반찬 등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이는 영어 단어 ‘self-service’의 단축형이다. 셀프라는 단어 자체로는 영어로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셀프서비스라는 표현은 셀프와 같은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놀랍게도 한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메뉴(menu)’도 콩글리시 표현이다. 영어에서 쓰이는 menu와 크진 않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영어로 menu는 개별 요리가 아니라 식당에서 제공하는 전체 요리 목록을 설명할 때 쓰인다.   한국어로는 친구에게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메뉴가 개별 요리가 아닌 전체 목록을 뜻하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대신, “메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their favorite thing on the menu is)” 혹은 menu item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메뉴 중 어떤 음식이 가장 먹고 싶은지(which menu item catches their eye)”를 물어볼 수 있다. 영어로 음식에 대한 일반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아닌 가장 좋아하는 음식(dish)에 대해 이야기해야 맞는 표현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3.11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파이팅≠cheer up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가장 대표적인 콩글리시 단어는 ‘파이팅(fighting)’일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파이팅이라는 말은 해외에서도 유명해졌다. 중국어의 ‘짜유’(加油)나 일본어 ‘간밧떼’(頑張って)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런 표현이 나오는 콘텐츠의 영어 자막에서 단어가 가진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fighting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쓰이는 파이팅은 영어 단어인 fighting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영어 fighting은 두 대상 사이의 갈등이나 싸움을 설명하는 동사다. 예를 들면, “이 시끄러운 소리는 뭐예요(What’s all that noise)” “스티브와 게리가 또 싸우고 있어요(Steve and Gary are fighting again)”와 같이 쓰일 수 있다. 영어로는 이러한 맥락 외에는 fighting을 쓰지 않지만, 한국어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문제는 파이팅이 영어로 다시 번역될 때 생긴다. 과거 누군가 한국어로 파이팅을 영어로 ‘cheer up’으로 번역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오늘날까지도 국내 영어로 된 표지판이나 안내문에 파이팅의 영어 의미로 cheer up을 사용하거나, 일반 사람들도 누군가를 격려하기 위한 영어 표현으로 cheer up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cheer up은 fighting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cheer up은 ‘덜 슬퍼하라’는 의미를 담은 위로와 격려의 표현이다. 누군가 낙담하거나 슬퍼할 만한 상황에 처했거나, 기운 내라는 말이 무례하거나 부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평소보다 조금 낮은 성적을 받은 친구나 작은 부상으로 병원에 방문한 친구에게 힘내라는 의미로 “Cheer up!” 하라고 응원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친구가 수능을 완전 망쳤거나 큰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라면 “Cheer up”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   행운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행운을 빈다”는 의미를 가진 “Good luck”이 더 올바른 표현이다.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행운을 바란다는 뜻이다. 누군가 곧 첫 데이트를 하러 가거나 큰 시험을 보기 전과 같은 상황에 “Fighting” 대신 “Good luck”을 사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어식 표현이 된다.   “Go Korea!”는 스포츠 경기에서 팀을 응원할 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한국어로 “대한민국 파이팅!” 이라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2.18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빵은 이름이 아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빵’이라는 단어는 콩글리시가 아니다. 빵은 라틴어 ‘panis’ 에서 파생된 포르투갈어 ‘pao’를 거쳐 일본어 ‘pan(パン)’이라는 단어에서 영향을 받아 한국에 전파됐다. 빵의 영어 단어인 ‘bread’는 독일어(Brot)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라틴어계 단어들과 큰 연관성은 없다.   사실 유럽인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서 빵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방식은 꽤 혼란스럽다. 한국어로 빵은 빵 한 덩이만을 의미하지 않고 페이스트리, 케이크, 베이글 심지어 쿠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과제빵을 가리킬 때도 사용된다. 특정 대상의 더 구체적인 이름을 모를 때 결국 사용하게 되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카페에서 디저트를 자주 먹는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는 크루아상과 뱅 오 쇼콜라 등 특정 빵의 종류를 대부분 구별할 수 있지만, 그들의 부모님 세대는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보는 모든 제과제빵 종류를 빵이라고 부를 가능성이 크다. 빵이라는 단어를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게 본질적으로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모든 제과제빵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빵이라고 부르는 사실이 약간 실망스러울 뿐이다.   영국과 유럽 제과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제과제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중 실제 빵이라고 불리는 종류는 단 하나뿐이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 쓰이거나 식사가 끝날 때쯤 소스를 적시기 위해 곁들여지는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밀가루 반죽을 구운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일반 빵은 다른 제과제빵류와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 일반 빵에는 반죽을 부풀리는 데 효모가 사용되는 반면, 케이크에는 베이킹파우더가 사용된다. 크루아상이나 뱅 오 쇼콜라와 같은 페이스트리류는 여러 겹의 페이스트리로 만들어졌다. 스콘, 파이, 롤 종류(시나몬롤 등), 타르트, 트레이에 굽는 종류(브라우니, 블론디 등), 쿠키, 영국의 비스킷 등은 또 다른 제과제빵류로 구분된다.   모든 종류의 빵 이름을 아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노력만 있으면 모든 종류를 단순히 빵으로 지칭하는 일반적인 함정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럽의 한 빵집에 들어가서 빵을 달라고 하면 가게 주인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샌드위치에 쓰이는 빵 한 덩어리를 줄 것이다. 각 제과제빵류의 이름을 어느 정도 알고 원하는 것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빵이라는 단어는 잠시 잊고 ‘뱅 오 레이즌’이나 ‘백만장자 쇼트브레드’와 커피를 시켜보면 어떨까? 세상에 맛있는 제과제빵의 종류가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 알아보는 시간을 한번 가져 보는 것도 좋겠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1.28 00:22

  • [네이티브 잉글리시] handle은 콩글리시일까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에게 자동차에 ‘핸들(handle)’이 몇 개 있는지를 묻는다면 아마 4개 혹은 5개라고 대답할 것이다. 같은 질문을 한국인에게 하면 매우 다른 답변을 얻을 확률이 높다. 자동차 운전대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 steering wheel은 한국에서 handle이라는 말로 흔히 사용되는데 이는 영어에서 유래됐지만 한국어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조어다.   영어로 표현할 때, 자동차 핸들은 보통 차 문을 여닫는 문의 손잡이를 가리킨다. 몇몇 사람들은 오래된 차의 창문을 여는 데 사용되는 손잡이를 핸들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며, 트렁크를 여는 물리적인 손잡이가 있다면 그것도 핸들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대는 보편적으로 wheel이라고 불린다.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자동차 마니아가 만났을 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단어는 핸들 외에도 여러 가지 단어들이 있다. 사이드 브레이크, 백 미러, 타이어 펑크는 모두 영어 단어처럼 들리지만 한국어로 말했을 때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한국어로 사이드 브레이크(side brake)는 일반적으로 핸드 브레이크(hand brake)로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대신 주차 브레이크(parking brake)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 미러(back mirror)는 영어 단어로 백 미러를 뜻하는 rear-view mirror를 단순화한 것이다. 타이어 펑크는 타이어에 구멍이 난 것을 의미한 tire puncture의 줄임말인 것 같다. 그런데 영어로 ‘펑크(punk)’는 음악의 한 장르인 펑크록을 뜻한다.   이러한 단어들은 콩글리시의 가장 흔한 형태다. 이런 현상은 모든 언어에서 일어나며, 특히 영어에서 다양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카페(Cafe) 라는 단어는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프랑스어로 커피를 의미한다. 솜브레로(Sombrero)는 스페인어로 모자를 뜻하지만 영어로는 챙이 넓고 크라운이 높게 솟은 특정 멕시코 모자만을 뜻하며, 바게트(Baguette)는 빵 한 덩어리가 아닌 지팡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사실 외래어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loanword 자체도 독일어 Lehnwort에서 온 외래어다. 즉,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자동차 운전대에 대해 논의할 게 아니라면, 운전대를 steering wheel이 아닌 handle로 부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콩글리시는 올바른 영어구사법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2023.01.07 00:23